Epitone Project - 환절기

 2026-01-28  阅读 4002  评论 0

신기한 일이라도 있는 걸까

장기판 주위로 아이들처럼

둘러 있는 할아버지들

흩날리던 신문을

구겨 담는 환경미화원 아저씨

말끔하게 차려입은 양복이

더러워 졌을까

재차 먼지를 털며 지나가는

중년의 아저씨

세상 밑으로 토해내듯,

한 숨 쉬며 지나가는 여학생

양손에 장바구나 한가득

걷기조차 힘들어 보이는 아줌마

아슬아슬 차선을 피해,

리어카에 고물들을 한가득 싣고 가는

등 굽은 할아버지

전화기 건너편의 사람은 누구일까

궁금하게 만드는 표정의 아가씨

다정하게 팔짱을 끼며 지나가는 연인,

조깅을 하는 사람

마실 나오신 듯 왁자지껄하게

웃으시며 산책하는 아주머니들

어딘가에서 새로 건물을 짓는지,

멀리서 들리는 경미한 도시의 소음과

빨리 가라며 보채는 자동차의 경적 소리

어디서든 환대받지 못하는 비둘기들과

곧 봄을 맞이해야 할,

아직은 벌거벗은 나무들



연속적으로 변해가는 풍경들은,

머릿속에서 시간의 속성을 잃은 채로,

몇 장의 스틸 컷으로 남아

'지난 계절'이란 이름으로 변해있고,

계절을 추억하다 보면,

어느 새 계절은 원을 그리듯

딱 오늘만큼 다가와 있다



그 돌고 도는 봄, 여름,가을, 겨울 동안

우리들은 얼마나

사랑할 수 있을까?



떨리는 가슴을 몇 번이나 숨기고,

또 후회하는 짓을 반복할까?

몇 번을 웃고,

또 몇 번을 숨죽이며 울어야 하는 걸까?

얼마를 사랑해야

진심으로 사랑한다,

사랑했다 말할 수 있을까?



살아가는 일은,

아직 벅찰 정도로 물음표인 일이

너무 많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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